Honey Comb - A.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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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수
Fate/stay night [Unlimited Blade Works] remake

 

다시 즐거운 포스팅을 하는 순간이 왔군요. 그동안 티스짱의 압박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글쓰는 일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라고 무언의 항거를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네요. 오늘의 타겟팅은 대작 Fate/stay night [Unlimited Blade Works] 라는 애니입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 무한의 검제이죠. 이름이 기니까 줄여서 페이트나 페이트 리메이크로 부르기도 합니다.

 

페이트는 원작이 게임이었는데 2004년 타입문이라는 제작사에서 출시했습니다. 당시 서브컬처 계열 사이에서는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했지요. 각 커뮤니티에서 쉴 새 없이 페이트에 관련된 글이나 정보가 올라오고 설정 토론이 오가며 팬아트나 팬픽도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전 그때의 전성기를 실시간으로 목격했는데 지금은 예전보다 열기가 좀 식은 편입니다. 1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여전히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지만요.

 

흥행에 성공한 이후로는 후속작도 나오고 캐릭터나 세계관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들이 늘어나서 유저층이 두터워졌습니다. 미소녀 게임은 몰라도 페이트는 안다, 라든가 페이트를 놓고 사회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인지도와 지명도를 쌓았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고 패러럴 월드에 해당하는 새로운 영역까지 개척하면서 페이트는 별개의 문화라고 할만한 규모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소개해드리는 페이트 리메이크는 그런 밑바탕을 배경으로 전작의 아쉬웠던 부분을 충족시키는 퀄리티로 만들어졌습니다. 페이트 게임에서 스토리 루트가 세 갈래로 나뉘는데 하나가 Fate, 다른 하나는 Unlimited Blade Works, 또 하나로 Heavens Feel 이렇게 구성되어있어요. 그중 무한의 검제 UBW를 다시 애니로 내놓은 것이죠. 그래서 페이트를 알아야 더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페이트하면 제가 또 나름 할말이 많은 편인데요. 한참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을 때는 병역 문제로 못하고 시기가 지난 다음에 게임을 해볼 수 있었지만 재밌긴 재밌습니다. 독특한 세계관이 정말 매력있어요. 블로그에 페이트 리뷰를 게임과 같이 3부작으로 나눠서 당시에 유행하던 이미지 올리고 텍스트 쓰는 형태로 포스팅까지 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무한의 검제를 감상하기 전에 페이트를 잘 모른다면 게임을 먼저 플레이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게임 접하기가 더 쉬워요. 원래 일본 게임이지만 한글패치 멋들어지게 잘 나왔고 설치 이미지도 넘쳐납니다. 진심으로 흥미가 생겼다면 직접 구매를 하셔도 좋습니다. 돈을 좀 들여야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자기가 한 게임에 애착이 붙거든요.

 

비슷한 류의 다른 게임도 많이 해봤는데 페이트 정도면 내용 준수한 편입니다. 세간에는 유명 문학과 견줄만하다는 평도 있지만 그보다는 조금 깊이가 떨어지는 것 같고 수없는 막장 게임들에 비하면 훨씬 낫습니다. 하려던 애니메이션 얘기는 안 하고 자꾸 게임 홍보만 하고 있으니 이쯤에서 페이트 무한의 검제 오프닝 영상을 첨부해볼게요.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Fate/stay night UBW remake OP - Ideal White

 

 

대략 이런 분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야노 마시로라는 가수가 오프닝을 불렀다고 하는데 사전지식으로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원작 느낌하고는 사뭇 달라서 저는 처음 봤을 때 페이트가 아닌 줄 알았어요. 다른 시리즈인 페이트 제로라고 같은 애니 제작사에서 만든 게 있는데 역시 그것과 흡사합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인 린의 그림체가 게임 중에 미래 노스텔지어 일러랑 닮은 구석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디서 본 듯한데 말이죠.

 

몇 편 보고 난 감상평은 페이트 팬이라면 대개 만족하실 것 같습니다. 재밌게 했던 페이트 게임을 이렇게 애니메이션으로 즐길 수 있어서 저는 좋았고 요즘 취향에 맞추거나 조정된 부분도 있어서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이 이상 잘 만들기도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롤로그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린의 시점이라 그런지 더욱 매력 있습니다. 전투신은 게임으로 느꼈던 것보다 약간 박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중장비가 묵직하게 부딪히는 느낌이 덜했던 것 같아요. 대신 오리지날 표현이 들어가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편씩 나오는 분량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입니다.

 

 

페이트가 재밌어요. 지인들이 페이트 밀지 말라고 막을 때도 있었지만 전 재밌었습니다. 세계관 알고 이번에 나온 페이트 리메이크 무한의 검제를 보면 완전 꿀잼이에요. 그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다시 얘기해드리자면 저는 페이트 리메이크 애니를 보기 전에 원작 게임을 클리어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무한의 검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앞에 루트인 페이트를 알아야 해요.

 

 

마무리는 린의 베스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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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수
RWBY - Red Like Roses

 

즐거운 포스팅을 하는 순간이네요. 이번 타겟은 RWBY의 트레일러 영상이었던 Red Like Roses 입니다.

제가 이 멋진 뮤비를 접했던 것은 티스토리에 막 정착해서 헤맬 무렵, 역시 익명의 링커, 블로그를 들어갔을 때였죠.

만약에 샨새교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전 RWBY를 전혀 알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럼 영상의 주인공인 루비 로즈라는 소녀를 만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새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군요.

 

노래 가사가 짧지만 인상적이에요.

 

Red like roses fills my dreams and brings me to the place you rest

White is cold and always yearning burdened by a royal test

Black the beast descends from shadows

Yellow beauty burn gold...

 

지금 보니까 세로로 대문자가 RWBY네요. 여러 가지 상징적인 요소를 넣으려고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첫 트레일러 영상이라서 그런지 완성도가 가장 잘 잡혀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초반에 허스키한 음색이 분위기를 더해주죠.

붉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홀로 숲 속을 걷는 루비의 모습이 마치 순례자 같은 이미지를 연상케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굉장히 고고하거나 시크한 인물이 아닐까 싶었는데 실제 드러난 성격은 ㅋㅋ

 

겉보기와는 달리 아주 명랑한 히로인입니다. 쉽게 친해질 수 있는 타입! 루비 로즈 귀여워요~ 헠헠.

어린 나이에 불타는 정의감으로 위험한 사건 등에 빠지는 것 같아 안쓰럽게 느껴질 때가 있긴 합니다만.

남들은 벌써 진작에 올렸던 영상을 저는 이제야 올려보네요.

 

 

의지수
윈도우7 마도베 나나미 PV

 

 

윈도우 7의 모에화 캐릭터. 나나미의 영상입니다. 언제적 자료일까요;

 

전체적인 이미지 색상이 파란색이고 싹싹하고 쾌활한 성격 같아서 마음에 드는군요.

 

제가 쓰는 운영체제가 윈도우 7이라 올려봤다는 내막이.....

 

 

의지수
코이모노가타리 OP - 찬바람 센티멘탈

 

 

여름이 한창입니다. 동영상 올리기 전에 미리보기를 눌렀다가 재생이 안 되는 줄 알고 놀랐는데 문제 없었나 봅니다;

코이모노가타리의 오프닝 '찬바람 센티멘탈' 이에요. 의도적으로 80년대풍(?) 분위기로 만든 것이 재밌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카이키 데이슈의 데뷔가.....센조가하라는 예쁘게 나왔네요 ㄷㄷ

해변의 게를 흰 뱀이 휘감고 있는 묘사가 인상적이군요. 아리후레타 센티-멘탈리-즘-♪

 

 

의지수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



4월 신작인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 라는 애니메이션 중의 한 장면입니다.

"It's a tender rain~♪" 할 때 노래 정말 좋네요. 거대한 구름이 퍼져나가는 모습도 장관이고요.

영상처럼 메마른 블로그를 적셔주는 단비 같은 포스팅인 듯~


의지수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통칭 아노하나라고 불리는 이 애니메이션은 애니플렉스, 후지TV, A-1 Picture에서 만든 오리지널 방영작입니다. 감독은 나가이 타츠유키, 시리즈 구성에 오카다 마리, 캐릭터 디자인에 타나카 마사요시로 주요 제작진이 토라도라의 제작진이어서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다네요. 음악을 맡은 REMEDIOS는 한국에서도 러브레터 OST로 유명세를 떨쳤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죄다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입니다만 ㅋㅋㅋ 관심도 전혀 없었고요. 아노하나라는 애니가 나오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2011년 4월 거의 나온 시기에 맞춰서 봤죠. 이것도 괜찮다고 추천 비슷한 것을 받아서 보게 된 겁니다. 모 님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계속 볼 일이 없었을 수도 있겠네요. 감상한 것은 그때였지만 프리뷰를 지금 쓰고 있는 제가 정말로 막장이군요. 원래는 타이틀 이미지도 좀 꾸미고 움짤 형식의 파일도 넣고 캐릭터 소개도 포샵해서 멋지게 완성해볼 욕심이 있었는데 고유의 나태함 때문에 기대보다 제 스킬이 많이 늘지 않았어요. 하여튼 이상만 높아서.....이상을 안고 익사해야 될 듯; 하지만 이 이상 더 잘해보겠다고 시간을 끌다간 올해가 다 가겠습니다. 마감 타임(?)에 쫓기고 있으니 이제 그만 기세를 올려 써봐야죠. 그러니까 결국 이 프리뷰는 미완성이라는 얘깁니다. 나중에 다시 손 볼일도 없을 것 같으니 계속 미완성이겠네요.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프리뷰라니 아주 재밌을 것 같군요.

 아노하나는 원작이 애니메이션이라는 것도 눈에 띄지만 노이타미나에 방영되었다는 점이 또 특징입니다. 노이타미나란 후지TV 금요일 새벽 0시 45분~1시 45분을 가리키는 특정 방송 시간대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Animation의 철자를 거꾸로 읽은 noitaminA에서 유래했다는데 애니메이션의 상식을 뒤엎고 싶다라는 스태프의 뜻이 담겨있다고 하네요. 그런 게 있는지는 이 애니에 대해 검색해보다 처음 알았습니다. 아노하나는 그 노이타미나 애니 중에서는 역대 1위로 대박을 친 업적을 달성했다고 한답니다.

 무척 슬프기로 유명한 애니기도 하죠. 스토리 라인은 이렇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성향상 내용 누설이 많으니 주의바랍니다. 어렸을 때 모종의 사건으로 좋아하던 여자아이를 잃고 모친도 병으로 떠난 주인공 야도미 진타는 쇼크로 좌절하여 학업 능력도 떨어지게 되고 원하는 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초평화 버스터즈라는 6명의 소꿉친구들의 그룹을 결성해서 이끌던 리더격인 소년이었으나 매사에 의욕을 잃어서 등교를 거부하며 히키코모리 같은 생활을 하죠. 그러던 어느 날, 평상시처럼 게임을 하던 진타는 놀랍게도 존재할 리가 없는 좋아했던 여자아이 혼마 메이코의 모습이 보이게 되는데.....본격 심령 공포 미스테리 스릴러!

 는 농담이고 판타지 요소가 약간 들어간 치유물에 청춘을 다룬 일상 이야기입니다. 딱히 무슨 원한을 품었는지 귀신이 되어 나타난 소꿉친구가 소원을 들어달라며 주인공 및 다른 아이들까지 덮치는 내용이 절대 아니에요. 절 믿으세요.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의 진실 ㅋㅋ


이 소녀가 바로 주인공 앞에 등장한 혼마 메이코, 별명은 멘마. 어딘가 덧없어 보이는 하얀 이미지가 인상적.


 감상평을 들려드리자면 저는 이 애니를 그렇게 재밌게 보진 않았습니다. 이런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마치 노스탤지어를 연상시키게 하는 배경, 일상 속에서 일어났을 지도 모르는 사건들, 애초에 멜로물을 잘 안 보는 편입니다. 제가 선호하는 내용은 장대하고 화려한 설정에 간지나는 캐릭터들이 나와서 막 때려 부수.....멋지고 뛰어난 스토리면서 철학적이거나 교훈적인 메세지가 담긴 그런 거죠;

 아노하나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고리타분한 전개가 따분하게 이어집니다. 제 시점에서는 그랬어요. 하지만 그 완성도는 인정합니다. 아주 잘 만들어진 영상물이죠. 재미는 없었으나 좋은 애니메이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루하다라고는 했지만 구성이나 연출이 뛰어나서 초반만 적응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러닝 타임 내내 무리없이 빠져들 수 있어요. 에반게리온 이후에 이런 기법들이 눈부시게 발전하지 않았나 싶은데 이제는 애니를 보는 게 그냥 성향에 맞는 드라마를 하나 보는 느낌입니다.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알려드리자면 처음 멘마를 발견(?)한 주인공 진타는 자신이 어릴 적 트라우마와 여름의 무더위에 의한 영향으로 환각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고민하지만 점점 그 존재를 인정하게 됩니다. 분명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폴터가이스트 상태에 가까운 멘마는 10년전보다 성장도 했고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음식도 먹을 수 있는 등 살아있는 인간과 비슷한 행동이 가능합니다. 추가로 이유는 불명이지만 주인공 진타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 것도 희한한 점이죠. 진타가 혼잣말로 그럼 대체 왜 이제 와서 나타난 거냐고 묻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겠다며 그냥 부탁을 들어달라고 찾아온 걸 거라고 합니다. 그 부탁은 초평화 버스터즈 여섯 명이 모두 모여야 들어줄 수 있다는데......역시나 본격 서스펜스 추리물 판타지! 그리하여 진타는 과거 이후로 서먹해진 소꿉친구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주인공의 또 다른 소꿉친구 안죠 나루코. 모종의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삐뚤어진 방향으로 변모했다.


 마침 학교에 가지 않는 주인공에게 과제물을 전달해주러 초평화 버스터즈 멤버 중 한명인 나루코가 집에 들리지만 그동안 만난지 너무나도 오래되어 이미 예전의 관계와는 큰 괴리감이 생겨있습니다. 사이좋던 시절만 기억하고 있는 멘마는 둘의 어색한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를 들춰내기 어려운 진타도 괴로워하지요. 누구에게나 어렸을 때 같이 어울려서 놀다가 유년 시기가 지나면서 사이가 멀어지게 된 친구가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예전에는 친밀하게 지낸 사이였지만 오랬동안 보지 않다가 갑자기 만나게 되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기곤 하죠. 아노하나는 이런 향수를 돌이키며 보는 이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치를 마련합니다. 저도 비슷했던 케이스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내다가 이사를 가면서 연락을 못하던 소꿉친구들이 있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다시 볼 일이 있었거든요. 굉장히 어색했습니다, 으흐흐흐; 서로 변한 모습에 그때 그 시절처럼은 못 대하겠더군요.

 그러나 진타는 멘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그 어색한 관계를, 그것도 좋지 않은 일들로 덮어두고 싶었던 과거의 상자를 열어야 하게 됩니다. 예전의 트라우마는 다른 초평화 버스터즈 멤버들에게도 마찬가지, 한명 한명 다시 만나게 되지만 반 히키코모리가 된 진타를 모두 보고 싶어하지 않죠. 드디어 견딜 수 없었던 진타는 멘마를 두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지만 결국 어렸을 때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면서 멘마를 도로 찾게 되고 초평화 버스터즈의 기지였던 산 위에 오두막에서 멤버가 모이며 그날 멈췄던 시간이 다시 움직입니다.

 그들은 진타가 멘마와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믿지 않지만 몇 가지 나타나는 증거로 인하여 집결하게 되고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멘마를 성불시키기 위한 활동을 벌이게 됩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감동적인 씬들로 시청자들이 눈물을 많이 쏟았다고 하는데 저는 별 감흥이 없었고요. (감성이 메말랐나봐!) 보면서 약간 찡한 것은 있었습니다 ㅎㅎ 완성도는 매우 높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두 번은 보지 않으리라 마음도 먹었었는데 의외로 한 번 더 보게 되니까 보면 볼수록 새로운 재미가 생기더군요. 전 애니메이션 자체의 내용보다는 구성이나 세부적인 스토리, 설정을 알아가면서 흥미가 깊어졌습니다. 또 이런 영상물을 맡은 '나가이 타츠유키' 라는 감독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많이 갔습니다.


초평화 버스터즈의 마지막 멤버 츠루미 치리코. 유약했던 이미지는 사리지고 매몰차며 기가 세졌다.


 아노하나의 제작 인원 중 하나인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은 일본의 연출가이자 감독으로 이미 해당 애니를 만들기 전에도 괜찮은 영상물을 내서 이름을 널리 알렸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대표작으로는 <허니와 클로버>, <아이돌 마스터 제노그라시아>, <토라도라!>,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등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아는 것은 허니와 클로버하고 토라도라 밖에 없네요. 둘 다 보다 말았지만 나중에 토라도라는 히로인 아미짜응(!)이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다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원래 일상물이나 학원물 같은 것을 주로 만드는 모양이네요.

 처음에는 제작 진행으로 애니메이션 업계에 입문하게 되었다가 키무라 신이치로 감독 아래에서 연출을 배워 단기간에 감독 보좌를 맡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기간이 고작 7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단한 초고속 승진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상당수에게 천재라는 평을 듣고 있는 인재라네요. 현재 나이도 삼십 대로 젊은 편에 속하는 감독입니다.

 오프닝과 엔딩 연출에 정평이 나 있으며 캐릭터에 색을 적용시키거나 일상을 잘라 보여주는 연출을 자주 사용하고 역동적이며 작품의 주제를 잘 전달하는데도 일가견이 있다는군요. ※엔하위키 미러 참조. 야마칸이라는 비슷한 나이대의 감독이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고도 하는데 여기까지만 알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전에 길티크라운 프리뷰를 쓸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아노하나를 통해서 이 감독이 무엇을 표현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척 궁금했고 그 시점에 맞춰서 이 프리뷰도 텍스트화를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당시 인터뷰를 보니까 나가이 타츠유키 혼자만 주도하여 진행한 것이 아니라 오카다 마리라는 각본가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반영이 된 것 같고 본인도 그렇게 복잡한 의도를 넣거나 기획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토라도라, 그날 본 꽃의 이름은 우리는 아직 모른다. 이 두개 밖에 제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는 아예 안 봤고 허니와 클로버도 한 화 보고 말았던 것으로 봐서 나가이 타츠유키 스타일과 제 성향은 아마 상성이 안 맞는 모양입니다. 확실히 지나치게 건전한 일상물은 제가 보기에는 무료한 감이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재미가 없었다고 느꼈지만 그동안 티스토리에서 소개해드렸던 애니 중에는 가장 괜찮은 작이긴 합니다. 만일 모르는 사람에게 애니를 추천한다면 이걸 권장하고 싶네요.

 나가이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는 가정사나 가족애의 관련된 소재가 드러나는 것도 특징인데 아노하나도 그랬지만 토라도라도 비슷한 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이건 다음에 토라도라에 대해 얘기할 날이 오게 된다면 그때 더 써봐야겠군요.

 

전 셋 중에 안죠 나루코가 좋습니다 :D



 앞서 타츠유키 감독이 독특한 색 기법을 잘 쓴다고 했었는데 히로인들만 봐도 그 점을 간단히 찾아볼 수 있답니다. 멘마는 흰색, 나루코는 주황색, 츠루미는 보라색 내지는 남색. 머리카락에 개성적인 색상을 적용시켰죠. 오프닝이나 엔딩에도 그 자신만의 기법을 발휘한 것 같은데 제 시각으로는 해석이 잘 안 되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찾아보려 했지만 딱 이거다 싶은 글이 보이질 않더군요. 엔딩 영상 중에 빛바랜 회색 꽃이 떨어지다가 확하고 분홍 빛깔로 살아나며 올라가는 장면이 뭘 승화시키는 걸 의미한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얼핏 들은 건 있지만 설명을 못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색상이 특이해요. 예쁘기도 하고요. 각 캐릭터에 들어간 색도 어떤 의미가 있긴 있었을 겁니다. 이것도 딱히 정보를 찾을 수가 없어서 제가 사전을 참고로 분석을 해볼게요.

 먼저 하얀색 원피스에 은발에 가까운 흰머리를 하고 있는 멘마는 역시 흰색 이미지를 상징한다고 봐야겠죠. 흰색은 아무것도 없는 이미지를 주는 색으로 청순과 성스러움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네요. 그러나 가끔은 이 세상 밖의 존재로 등장해 공포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히익, 적당히 끼워 맞추면 마치 꼭 멘마의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오렌지색 컬러가 돋보이는 나루코는 주황색 이미지겠군요.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주황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활동적이고 건강하며 낯가림이 적고 개방적이라고 합니다. 또 경쟁심이 강해 지기 싫어한다고 해요. 애니상에서도 나루코는 신체가 건강하고 (.......) 개방적인 학생이 되었습니다. 낯가림은 좀 있던데 A형이라서 그러나; 주황색은 뭔가 식욕을 돋우는 색이라도 하고 탐욕을 상징하는 색일 때도 있었다네요.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진타에게 호감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싶지 않아 하니까요.

 성장하면서 안경 소녀가 된 츠루미의 색은 보라색입니다. 보라색은 외향적 심리를 나타내는 빨강과 구심적 심리를 나타내는 파랑이 혼합된 색으로서 양면성의 감정이 혼재하는 심리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는 이 색을 침체된 우울한 기분이나 체험을 가진 불행한 아이라 했고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는 정서불안을 가져오는 몸의 기능 저하라고 보고했답니다. 긍정적인 키워드로는 신비스러움, 고귀함, 화려함, 초자아, 치유, 강력함 등이 있지만 부정적 키워드로는 고독, 우울, 상처, 갈등, 애증, 이질적, 병약함, 죽음 등이 있다는군요. 이것들이 츠루미의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성실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이 된 츠루미는 히키코모리가 된 진타를 약간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안죠 나루코에게는 차갑게 대하는 등 속마음을 알 수 없는 행동을 많이 보입니다.

 초평화 버스터즈의 나머지 멤버로 방구석 폐인 담당 진타, 이인자 담당 유키아츠, 개그 담당 폿포도 있지만 전 남자는 공략하지 않으니까 패스하지요. 제가 색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었으면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 약간 아쉽지만 넘어가야겠네요.

 비교적 잔잔한 흐름으로 진도가 나가는 아노하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른 볼거리도 많습니다. 저는 좀 거리를 두고 봐서 그런지 담담하게 감상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4화의 마지막 씬하고 8화의 마지막 씬을 뽑아요. 4화에서는 멘마가 둘이 나타나서 소동이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 특히 신캐릭터로 나오는 멘마아츠(?)가 무척 압권이니 놓치지 마시길 ㅋㅋ 8화도 재밌습니다. 한참 멘마가 실제로 나타났네 마네로 초평화 버스터즈 멤버끼리 서로 다투는 와중에 아무도 손대지 않았는데 일기장이 저절로 떨어지고 보이지는 않았지만 죽은 친구의 글씨로 일기가 써져서 모두 아연실색하는 그 부분만큼은 저도 등줄기에 오한이 서리면서 섬뜩하더군요 ^^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최종적으로는 서로의 불신과 응어리로 인하여 파탄, 흩어졌던 초평화 버스터즈는 멘마의 헌신으로 인하여 다시 그 관계를 회복하게 됩니다. 긴 시간동안 말하지 못하고 숨겨왔던 진실을 잘 살펴보면 전 인원이 그녀에게 뭔가 한가지씩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데 멘마는 그것들을 모두 이해하고 용서하며 다 같이 함께하자고 말하죠. 자신이 고통스러워도 다른 사람을 위할 수 있다니 보면서 너무 순수한 소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멘마가 정말로 현실에 있는 사람이라면 만나기가 부담스럽거나 망설여질 정도입니다. 제 여동생으로 삼기에는 (엥?) 지나치게 천진난만하고 깨끗하지 않나 싶어요. 순백의 좋은 여자아이군요.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의 그 꽃은 멘마를 상징하기도 하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성장통의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결말 부분 때 흐르는 나레이션에 중요한 키워드인 꽃에 관련된 문구와 아노하나의 주제가 담겨있다고 하니 옮겨 보는 게 좋겠네요.

 '우리들은 성장해간다. 계절은 점점 지나가고 길가에 피는 꽃도 바뀌어간다. 그 계절에 폈던 꽃은 뭐라 부르더라? 살랑살랑거리고 건드리면 가시에 찔려서 아프고 냄새를 맡아보면 약간 푸른 양지의 향기가 났다. 점차, 그 향기는 희미해져간다. 우리들은 성장해간다. 하지만… 그 꽃은 분명 어딘가에 다시 필 것이다. 그래, 우리들은 언제까지나… 그 꽃의 소원을 계속 이루며 살아갈 것이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멋집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중간 중간 꽃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꽃들의 의미에 대해서는 정리가 잘 된 글이 있으니 링크를 걸지요. 엔딩 직전에 나온 꽃과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 꽃은 각각 개망초와 물망초라고 하는데 개망초에는 '화해' 라는 꽃말이 담겨져 있고 물망초에는 '나를 잊지 말아요' 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요......멘마가 화해하고 잊지 말아달라는데 그렇게 해야겠죠. 지금까지 조용하면서도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여운이 남는 애니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였습니다.


p.s. 아노하나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엔딩 영상이 남다르다고 호평이 많은 편이랍니다.
원곡은 ZONE이라는 그룹의 히트곡 Secret Base ~네가 준 것~ (10 years after Ver.)인데
가사는 헤어지는 친구가 10년 뒤에 만나자는 내용이라네요. 그러니 끝은 이걸로 장식하는 것이 진리겠죠.
좋은 애니입니다.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저는 이제 그만 보겠습니다 ㅋㅋㅋㅋ




 

의지수
매지컬 스위트 프리즘 나나 발표고지 무비



경쾌하고 귀염귀염한 영상이군요! 시기가 좀 지났지만 예전부터 눈여겨 보던 PV입니다.
아주 재밌을 것 같습니다, 나오기만 하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만사 제치고 꼭 보게 될 것 같은 애니네요.
캐릭터도 마음에 드는데 특히 호리호리한 체형의 연두색 소녀 아스카에게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작사가 샤프트에 마법소녀물이라니......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군요;;

 



 

의지수
에반게리온이 더 이해되는 동영상 : 구 (자막첨부)


[출처] - http://blog.naver.com/ckdgo111/80168339028
[원본] -
http://www.nicovideo.jp/watch/sm18769211 (니코니코 동화)
제목 : エヴァンゲリオンがさらにわかる動画:旧 에반게리온이 더 이해되는 동영상 : 구




에반게리온 세계관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영상이라는데 무척 재밌네요.

아직 후속편은 안 나왔다고 하는군요. 스포일러가 많으니 주의요 ㅋㅋㅋ





의지수
길티 크라운(Guilty Crown)

1st OP - My Dearest



 새해의 첫 포스팅은 지난달에 올리고 싶었던 길티 크라운의 감상평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 지 꽤 지나서 제대로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런 글은 보고 바로 써주는 게 제맛이라고 생각하지만 완성도 욕심에 자꾸 시기가 늦춰지는 것 같습니다.


 길티 크라운은 원래 전혀 모르고 있다가 블로그를 하면서 스샷 등을 보고 알게 된 애니입니다. 첫 인상은 여주인공인 이노리의 이미지가 무척 독특해서 요즘은 저런 분위기가 유행하나 보다 싶었죠. 나중에야 여유도 약간 생기고 다시 흥미가 생기기도 해서 일부러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 관련 정보를 보니 이 애니메이션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편이더군요. 작화하고 OST 등은 괜찮지만 내용이 별로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물론 전 그런 말만 듣고 길티 크라운을 좋다 나쁘다 여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세간의 평가에 대해 뻔히 알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바라보고 다가가느냐에 중점을 두고 감상하려 했습니다.


 네타가 들어가겠지만 줄거리를 대강 알려드리자면 오우마 슈라는 남자 주인공이 동경하던 웹 아티스트 유즈리하 이노리를 만난 것을 계기로 장의사라는 레지스탕스 일에 휘말려서 초국가간 조직 GHQ에 대항한다는 내용입니다. 1화에서 슈는 위기에 빠진 이노리를 구하려다 사람의 마음을 형상화한 보이드라는 물질을 이끌어낼 수 있는 왕의 능력을 얻게 되고 이후 그 힘으로 활약하게 되죠. 하지만 동시에 원하지 않았던 여러 가혹한 상황을 겪게 되고 이노리에 대한 감정, 자신의 잊혀진 기억과 진실들을 알아가면서 점차 로스트 크리스마스라는 신종 바이러스 사건과 연관된 일에 더 깊이 빠져들고 맙니다. 나머지는 다음에 얘기하는 게 좋겠네요ㅋ


 



 사실 이 애니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내용보다는 화려한 그림체나 시각적인 효과들이었는데 제가 좀 예전 애니만 보다가 그나마 최신작이 길티 크라운이었기 때문에 더욱 매료될 수 밖에 없었죠. 특히 히로인 이노리의 환상적인 등장은 커다란 모에쇼크로 다가왔습니다. 아티스트 차림으로 보이는 붉은 복장이 정말 희한하죠. 무슨 새를 연상시키는 것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하고 묘하게 색기가 흐르기도 하고 이 정도면 길이 남을 만한 매우 좋은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미래적인 분위기의 배경과 애절한 느낌을 주는 이노리 본인의 노래 소리가 어우러져서 그 부분은 통틀어서 만점을 주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꼭 이노리가 부른 노래말고도 다른 OST 중에도 좋은 곡이 많은데 지금도 감상평을 작성하면서 듣고 있어요. 레게풍 스타일에 사이버틱한 느낌이 혼합되어 생소하면서도 길티 크라운의 세계관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고 봅니다. 작품 내 나오는 EGOIST라는 밴드는 실제로도 존재하여 신비감을 자아내고 supercell의 ryo가 참여한 오프닝이나 엔딩 곡도 괜찮았습니다.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 내용 쪽이 되겠네요.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었는데 전개가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는 편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거나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고 설정이 복잡한 것도 길티 크라운이 난해한 애니가 되는데 한 몫하지요. 2쿨 중반부터 그 현상은 더 심해져서 다 보고 나서도 의문점이 많이 남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 봤을 때는 진짜 기대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부족한 결말에 분량을 늘리더라도 천천히 풀어나가면서 완성도를 높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애니메이션 자체는 무척 재밌습니다. 보이드라는 색다른 요소와 미려한 작화, 가끔 내용이 막 나가는 것 같아도 디테일한 묘사 등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긴박감 넘치는 전개도 이때는 단점이라기보다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덤으로 진행상 꽤 에로합니다 에로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약간의 서비스라는 측면으로 이해해야겠죠. 딱히 여자 캐릭터인 아야세나 츠구미가 좋아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고요.(뜨끔) 길티 크라운은 명장면도 상당히 많은데 전 그중 쿠호인 아리사라는 히로인이 나오는 씬을 손꼽습니다. 아가씨 타입이라 제 취향입니다......가 아니고 정말 멋진 장면이에요.





 작전을 위해 투입한 선상 파티 중 적이 드라군(미사일)을 쏘자 주인공 일행이 아리사의 보이드(방패)를 써서 막는데 타이밍에 맞춰 흐르는 클래식 음악과 춤추는 승객들의 모습이 절묘하게 맞물린 씬이죠. 마치 밤하늘 아래 불꽃놀이를 연상케 하는 연출도 인상적입니다. 


 감상평은 이제 거의 끝났지만 글을 작성하면서 길티 크라운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해석 등을 모처럼 알아봤으니 좀 더 적어볼게요. 이 애니는 보이드의 정체나 아포칼립스 바이러스, 진화와 도태로 이어지는 묵시록, 다트라는 조직 등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무엇보다 주제가 가장 궁금하더군요. 혼자서는 파악이 잘 안되는 바람에 주로 검색을 활용해야 했습니다만......


 먼저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설이 있어요. 제목인 Guilty Crown(죄의 왕관)과도 연관이 되는데 후반부에 오우마 슈가 자신의 보이드로 세상의 모든 보이드와 바이러스를 짊어지고 희생하는 장면이 다른 사람의 죄를 스스로 받아들이는 정신, 강대한 힘에 따르는 의무감이라 본다는 해석이지요. 항상 책임이 두려워 고난을 피해 다니던 오우마가 성장하면서 진정한 주인공이 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솔선하여 죄의 왕관을 쓴다는 내용이라 설득력이 강합니다.


 다음으로는 슈와 이노리의 만남, boy meets girl(소년, 소녀를 만나다)에서 주제를 찾을 수 있다는 설입니다. 주인공이 사건에 얹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유즈리하 이노리를 만난 것이었고 그 뒤로도 둘의 관계를 암시하는 씬이 자주 나왔었으니까요. 작중 오우마 슈의 행동 변화도 따지고 보면 이노리가 원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그녀를 구하는 것을 목표로 올인하는 슈나 끝까지 변치 않고 그의 편을 들어주는 이노리의 모습을 볼 때면 보이 밋 걸의 순수한 사랑이 메인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노리의 시점에서 바라본 girl meets boy(소녀, 소년을 만나다)라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처음에 그녀는 제대로 된 인성을 지니지 못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유지하였으나 슈를 만나고 차츰 변하게 됩니다. 중간에 나올 때마다 바뀌는 실뜨기 모양이 이를 나타내는데 스스로의 정체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언제나 자신을 평범한 소녀로 대해주는 소년을 통해 사랑을 깨닫고 마지막에는 붉은 실뜨기를 건네주며 완전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감정에 서툴고 테러 속에서 무의미한 삶을 살던 이 인형같은 아가씨에게 그는 자신의 나약한 처지에 헤메거나 아파하면서도 그녀를 좋아하는 모습으로 다가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인간의 애처로움을 알게 해준 소중한 사람이었던 거죠.


 11화에서 주인공이 동료들의 온갖 보이드를 동원하면서 Departures ~Blessing~를 배경음으로 포위망을 뚫고 이노리가 있는 곳에 다다르는 장면도 상당히 괜찮은데 시종일관 무덤덤한 태도였던 그녀가 은근히 슈가 와주기를 바라는 스스로의 감정을 깨닫고 놀라는 표현에서 그에 대한 마음이 애정으로 변화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 둘의 관계는 길티 크라운의 오프닝이나 엔딩 등의 삽입곡에서도 나타나서 1쿨 OP에서는 이노리가 추억과 새로운 인생을 부여해준 슈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있고 2쿨 ED에서는 슈가 그런 이노리에게 그녀를 잃고 싶지 않으며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보답 곡이라고 하네요.


 결국은 슈가 이노리를 구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끝나기는 하지만 주인공 일행들이 이노리의 노래가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마지막 결투를 하는 장면이 역시 또 좋습니다.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받고 있는 엔딩은 둘의 관계가 결실을 맺은 내용이 아니라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겠으나 히로인인 이노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을 희생해서 슈를 구원하는데 성공하며 애절한 바람을 이루었다는 걸 밋 보이의 아름다운 결말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얘기한 소녀, 소년을 만나다로 생각하는 쪽이 마음에 드는군요.


 그 밖에도 여러가지 견해나 평가가 많았는데 저는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전개 방식이나 추상적인 마무리 및 생략 등으로 인해 납득이 안 가거나 표현하려는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글을 쓰면서 스토리를 곱씹어 보니 나타내고자 하는 본질은 좋은 애니였던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고 멋진 연출도 재밌게 봤어요. 감상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족이지만 제가 보니까 이노리 양은 순수하고 예쁘기는 한데 조금 맹한 구석이 있는 여자애 같아요 ㅋㅋㅋㅋㅋ
그러니 아리사는 제 애인으로 삼고 츠구미하고 아야세짱은 제 여동생으로 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의지수
기동전사 건담 ZZ 2기 OP - Silent Voice



구세기 건담 중에서는 가장 재밌었던 작입니다. 이건 2기 오프닝인데 가사가 참 낭만적이죠.

초반 간지 기럭지 하만의 뒷태 사이로 떨어지는 별들.....별들이 줄기차게 떨어지는 펜트하우스에~ 캬!

최고의 히로인 플 프루츠, 그리고 루 루카! 저는 루카의 팬이었음.

예쁘고 몸매도 좋았는데 실제 인기는 그렇게 많지 않은 듯;

(괜찮아, 내가 밀어줄게!)



의지수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StrikerS ED 2 - Beautiful Amulet



나노하도 3기까지 다봤네요. 기념으로 3기 엔딩곡을 올려요~

1기 오프닝 다음으로 좋아하는 곡입니다. 나노하야 ㅠㅠ

파랑새가 도망가서~ 텅 빈 새장을 안고 울었지~ 이 부분부터 캬~!

사랑스러운 나날을 새겨넣은 amulet~ 여기서는 애틋함마저 느껴집니다 @.@

생각 이상으로 재밌었던 애니입니다. 페이트가 짱임~ ㅋㅋㅋㅋㅋㅋ

그럼 나노하도 다 봤으니 전 이제 뭘봐야 되는거죠 OTL (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