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 Comb - A.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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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수
하늘색 풍금(空色の風琴)

 

쿨타임이 되었군요.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하늘색 풍금이라는 게임을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하늘색 풍금은 2004년도에 나온 미소녀 게임입니다. 제작사는 로터스(Lotus)인데 그리 유명한 제작사는 아니죠.

 

제가 처음 접한 것도 일러스트로 봤던 것이고 활동 중반을 넘어가는 무렵이었습니다. 청색 계열 이미지를 좋아했으니까 이국적인 분위기와 하늘하늘한 히로인은 취향에 맞았던 것이죠. 그때부터 여태껏 해봐야지만 하고 있다가 얼마 전에 클리어를 했습니다. 저의 진행도는 항상 그렇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바닥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오프닝을 먼저 올려보겠습니다.

 

 

 

 

게임 오프닝은 그냥저냥 볼만 합니다. 초반 플룻 비슷한 소리가 포인트네요. 저는 이미 몇 번째 보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동안 하늘색 풍금을 해보려고 많이도 고대했었습니다. 그전에도 플레이를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한 번은 초반부를 하다가 버그로 튕겨서 진행을 할 수가 없었고 다음 시도 때는 아예 설치가 안돼서 좌절했었죠. 그래서 이번 생애에는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었습니다. 그러다가 약간의 여유가 생겨서 아예 패키지를 해외에서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클리어를 할 수 있었어요.

 

 

 

 

게임을 하기 전에 번역본을 읽은 적도 있다 보니 프롤로그하고 에피소드 몇몇까지는 내용을 대강 알고 있는 상태였고 플레이타임도 길지 않은 편이라 거의 하루 만에 엔딩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분량이 제법 되긴 합니다. 과거에 했을 때 하고 현재 시점에서 했을 때 하고 느낌과 내용이 조금 달랐던 것 같기도 한데 제 기억이 열화 되었거나 추억 보정 탓에 착각을 했으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내용은 이미지에서도 그랬듯이 몽환적입니다. 게다가 예측불허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예요. 생각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때도 많았고요. 과거의 기억과 다른 점이 있어서 제가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혼동이 오기도 했습니다. 마치 꿈을 꾸듯이 플레이를 했죠. 보기보다 과격한 상황도 자주 연출됩니다. 예를 들어 히로인 사라사(颯沙)가 이계로 첫 소환되었을 때 설폐렴(雪肺炎)이라는 전염병에 걸려서 치료를 하겠다고 약을 찾아다니는 장면에서는 분위기상 조마조마했습니다.

 

 

 

 

이곳에서 사라사는 대귀족 출신이라고 해서 추대되는데 역시나 제 기억하고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추대되는 것까지는 같아요. 계속해서 이런 내용이었나 싶었습니다. 여기서는 사라사의 꼭 닮은 어머니인 메르비아로 사람들이 알고 대우를 해주고 사라사도 그 뒤를 이을 각오를 하게 됩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제목인 풍금이 뭔가 했더니 바로 오르간을 상징합니다. 마을에 있는 거대한 오르간을 '음악사'가 연주하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거의 마법이 실현되서 여러 가지 이로운 현상이 일어나거나 작용한다는 얘기 같습니다.

 

 

 

 

후반부에 이르러 고대 문명이 어쩌구 하는 장면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산으로 가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말 그대로 판타지 월드, 환상 세계를 표현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동화 같은 느낌의 세계관이 이 안에서는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런저런 설정을 고안해서 넣으려고 했던 흔적도 보이고요. 그러나 전달력이 좋지 않아서 (제 이해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긴 합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인질극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악당에게 잡힌 공주님을 구한다는 로망을 실현한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것도 고전적인 클리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빠질 수 없는 요소죠~ 묘사가 실감이 나서 아슬아슬하면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이계의 영향으로 영혼이 분리된 주인공을 되찾기 위해 오르간을 연주하는 사라사. 줄곧 냉담하고 새침하게 굴다가 최후의 순간이 다가와서야 진정한 히로인으로 각성합니다. 이 장면도 감명 깊었어요. 진실된 마음이 담긴 연주로 오르간이 반응을 하고 불완전한 세계는 올바른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본래 히로인이라기에는 부족해보이던 사라사였지만 결말에서는 완전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었기에 진리라고 인정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렇게 무너지지 않는 완성된 형태를 이루어냈으니 제 평은 높습니다. 과연 블로그에서 열렸던 누가 최고의 히로인일까(?) 대회에서 다크호스를 맡을 만하네요. 첫인상대로 좋은 캐릭터입니다.

 

 

마치면서 깨달은 점은 공략집 없이 진행하다 보니 CG 하나를 놓쳤다는 것입니다. 갤러리를 보니까 공간이 한 점 비더라고요. 안타깝습니다. 100%를 채웠어야 되는 건데....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았어요. 하늘색 풍금은 원 패턴 시나리오라서 무조건 엔딩은 나옵니다만 선택지가 영향을 주긴 하는 모양입니다. 예전 게임이라 공략 구하기도 어렵고 어디 물어볼 곳도 없어서 제가 하는 수 없이 감각으로 플레이를 했거든요. 어디에서 놓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해봐야 될지도요;

 

하면서 또 느낀 점은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도 어렵지 않을까입니다. 안드로메다급 에인션트+판타지 월드라는 배경도 쉽게 와 닿지 않을 테고 관련 없어 보이는 설정이나 속성이 뒤섞여 있어서 난잡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좋아해요.) 완성도가 썩 좋은 게임은 아니라서 하고 나면 본편이 아니라 프리퀄을 내놓았다는 생각조차 들어요. 그럼에도 틀에 얹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작품을 쭉쭉 표현한 점은 뛰어나다고 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너와의 나이 차는, 1 옥타브. 한 옥타브의 나이 차는, 그대로 두 사람의 온도차가 된다." 였습니다. 캬~ 음악이라는 소재를 살린 멋진 문장입니다. 그리고 제일 쓸모없었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레온하르트 ㅋㅋ 걔는 정말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없어도 자연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인질극의 악당이 더 존재감이 있음.

 

그나저나 사라사를 청색 계열인 줄 알고 좋아했더니 알고 보니 소라이로(空色). 제목과 같은 색 계열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했습니다. 그렇죠, 괜히 하늘색이 들어가는 게 아니었네요.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전달해드리고 싶었는데 게임이 좀 애매모호한 점도 많고 이해가 안 가는 점도 많고 해서 포스팅에서도 그런 점이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내용을 더 파악하려면 역시 이해가 될 때까지 다시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차피 CG 하나를 놓쳤으니까 또 해봐야겠죠.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