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니아의 기사

 

 

최근에는 업무가 많아져서 휴일도 반납했습니다. 금전에 눈이 멀었어요 ㅋㅋ 이번 포스팅은 전에 추천을 받아서 보게 된 애니메이션 시도니아의 기사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시도니아는 2014년에 나온 애니로 원작은 만화입니다. 외계 생물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죠. 세계관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이라 분위기는 무거운 편이지만 일상 파트는 비교적 활기차게 표현하고 있고 메카닉으로 펼치는 전투씬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작중 곳곳에 깔려있는 기발한 발상들도 볼만한 애니입니다.

 

그 밖에 특징으로는 3D 기법을 활용해서 제작되었다는 점이 있습니다. 모션이 약간 딱딱해 보이지만 시도니아의 기사 분위기와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새로운 시도였다고 하네요.

 

 

 

Knights of sidonia op - シドニア (씩씩한 오프닝이군요!)

 

 

맞서 싸워라, 때가 됐으니! 살기 위해~♪ 노래 마음에 듭니다. 초반부터 삭막한 흐름이라 진입 장벽이 생길 수 있지만 저는 개의치 않았기 때문에 재밌게 봤습니다. 그 부분만 극복한다면 시도니아의 기사 세계관에 빠져드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네요.

 

배경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기 시작할 무렵, 헤이그스 입자라는 에너지원을 발견하게 되고 동시에 가우나라는 외계 생물과 조우하게 되는데 몇 백년 동안은 서로 간섭없이 대치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거대한 가우나가 인간의 형태를 모사한 채로 지구 상공에 내려오게 되고 갑자기 무차별로 공격을 개시하지요. 어쩔 수 없이 대응하는 인류였지만 미지의 생물체인 가우나에게 유효한 수단은 전무했고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태양계를 포기하고 우주선을 만들어서 우주로 도피합니다. 파종선(播種船) 시도니아는 그때 출항한 이민선 중의 하나이며 자손을 퍼뜨리는 목적을 가진 것입니다.

 

정처 없이 우주를 떠도는 시도니아였지만 가우나는 우주 전역에서 발견되었고 교류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가우나를 격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된 줄거리예요. 건버스터 때보다 더 절망적인 점은 이미 태양계가 가우나에게 망했다는 것이겠네요. 지구도 반쪽이 나서 인류는 갈 곳이 없습니다. 다른 파종선들과도 통신이 끊어진지 오래라 시도니아가 최후의 보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친구가 시도니아의 기사 주인공 타니카제 나가테입니다. 히어로, 호프지요. 전투의 스페셜리스트에게 모든 기술과 지식을 전수받았기 때문에 작중 먼치킨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유전 공학으로 발달된 신인류와는 다르게 구인류입니다. 지하실에서 홀로 살고 있었는데 식량이 바닥나서 시도니아 지상으로 올라왔다가 검거됩니다.

 

이후 그의 능력을 알아본 함장에게 등용되어 모리토라는 인형 병기를 조종하는 수습생을 거쳐서 기사로 추대받습니다. 사상 없이 움직이는 타입이지만 정의감이 투철하고 인성이 좋은 편이며 전장에서 거듭된 활약 덕분에 인기도 높습니다. 나가테 사단의 중심.

 

 

 

 

 

이들은 모리토 조종사의 일원입니다. 분홍색 머리의 처자들은 호노카 자매로 불리는데 호노카 엔, 렌, 호우 등 11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연령은 모두 5세(!)지만 급속 성장을 해서 신체와 사고관은 성인 수준입니다. 시도니아의 기사에서는 유전 기술이 발달해서 호노카 자매처럼 복제인간을 양성할 수도 있고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얻기도 하며 중성인간도 등장합니다. 건조한 느낌이지만 놀라운 설정이군요.

 

 

 

 

 

진히로인 호시지로 시즈카입니다. 유능하면서 상냥한 인물로 주인공 나가테와 사이가 좋습니다. 둘 다 천연 성향이라 서로 잘 통하는 것 같아요. 모리토 조종 능력도 높아서 싸울 때 도움도 많이 됩니다. 붉은색 이미지가 어울리는군요. 나중에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인 관계까지 가지만 전쟁 탓으로 미래가 암울해집니다.

 

이 처자와의 이벤트 중에 재난을 당해서 물이 부족해지는 화가 있는데 자신의 소변을 여과해서 주인공에게 먹이던 씬이 기억에 남네요. 극한의 상황이니 별 수 없었지만 쇼킹한 에피소드였어요. 또 단백질 히로인에 처하게 되는 막장 전개도 맞이합니다. 그래도 나가테가 내내 그리워하는 인물이며 시도니아의 기사 전반으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쪽은 곰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인간입니다. 이름은 하야마 라라아. 실은 곰 인형 속에 사람이 타고 있는 형태라는 설도 있어요. 숙소 및 주방 관리인으로 나가테를 자주 돌봐주고 있습니다. 곰답게 힘이 세며 성을 뺀 라라아라고 부르면 화를 냅니다. 평상시에는 온화한 성품이나 가끔 야생의 본능이 살아나면 무섭습니다. 과거에는 시도니아의 원로였다고 합니다.

 

 

 

 

 

이분이 바로 함장입니다. 불사의 선원회라고 하는 시도니아 원로층이기도 하죠. 대부분의 사항이 불명이지만 함장으로서의 지휘력과 판단력은 탁월합니다. 항상 가면을 쓰고 있으며 매우 수명이 긴 것 같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실제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한 운영 감각을 보여줍니다. 가우나와 교전할 때 망설임 없이 쏴라, 라고 지시하는 포스가 멋지더군요.

 

 

 

 

 

이 처자는 미도리카와 유하타입니다. 유하타짱! 주인공의 팬으로 데이터를 보고 분석하거나 파악하는 능력이 좋습니다. 나가테를 대놓고 노리고 있는데 연애 관계는 잘 풀리지 않습니다. 싹싹하고 영리한 히로인이라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전략가의 재능도 있어서 사령보좌 직책을 맡게 됩니다. 이렇게 좋은 아가씨인데 관심을 두지 않다니 나가테는 히로인 보는 눈이 없는 듯.

 

 

 

 

 

사령실에서 미도리카와 유하타의 모습☆

 

 

 

 

 

이것이 인류의 적, 가우나입니다. 이미지에서는 인간형으로 나왔군요. 그러나 본체는 따로 있으며 단순히 형태를 따라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존재 자체를 알 수 없는 생물로 어디서 왔는지 무엇이 목적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의사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며 소통도 되지 않습니다. 행동 패턴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역시 무작위라 습성도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헤이그스 입자에는 반응을 보이며 그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류에게 접촉을 시도했던 것 같으나 너무 이질적인 존재라 서로 교류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생물이라기보다는 자연 현상이나, 재해에 더 가까울 수도 있겠군요. 크기는 전장 수십 미터부터 수백 킬로미터까지 다양합니다. 후반에는 군체를 형성해서 별보다 큰 가우나도 등장해요. 퇴치하는 방법은 본체에 타격을 주는 것인데 에나라는 막으로 보호되고 있어서 먼저 에나를 벗겨내고 본체를 공격해야 합니다. 여기서 또 본체는 우연히 고대 유적에서 발견한 카비자시라는 물질 외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화력을 집중해서 에나를 제거 후 카비자시를 장비한 무기로 본체를 파괴해야 간신히 포상분해 되어 사라집니다. 에나는 헤이그스 입자만 충분하다면 계속 재생하기 때문에 힘든 전투를 더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인류에게 해를 끼친다는 점을 제외하면 가우나는 신비한 생물입니다.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도 제약없이 활동이 가능하고 단일 개체로 생존하는데도 지장이 없습니다. 시도니아의 기사에 등장하는 과학자 오치아이의 말에 따르면 종이라는 한계를 초월했다는 평입니다. 어쩌면 가우나가 더 살기 적합한 방식으로 진화된 생명체일 수도 있겠죠. 그것은 작가의 견해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도니아에서 흥미로웠던 다른 부분은 가우나랑 싸우는 와중에도 같은 인간끼리 파벌이 나뉘어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듯한 장면이었어요. 전쟁을 반대하는 세력은 외계 생물의 존재가 허위이며 전부 수뇌부의 조작이라고 시위를 벌이는데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서 끝내 이탈하기도 합니다. 씁쓸하지만 다수 간의 갈등을 충실하게 표현했다고 봅니다.

 

액션씬 중에도 좋은 장면을 빼놓을 수 없는데 주인공 나가테가 인형 병기 모리토를 조종해서 처음 가우나를 물리칠 때가 멋졌습니다. 기체의 한쪽 팔을 내주면서 헤이그스 입자포를 쏘고 카비자시 창으로 스쳐 지나가듯이 가우나의 본체를 관통하는데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저는 2014년에 봤던 애니메이션 중 가장 괜찮았습니다. SF물 좋아하시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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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루젠더/갈포스와 유사한 느낌을 주네요.ㅋ 그 가우나라는 존재가 과연 어떤건지 풀리는 애니인가도 중요할것 같습니다.ㅋ

    • 블루젠더와 갈포스라는 애니도 있었군요. 방대한 SF의 세계 ㅎㅎㅎ

      가우나는 시도니아에서 나오는 헤이그스 입자로 자연 발생한 종일 수도 있고 고대 유적을 만든 이들이 조작해서 생겨난 종족일 수도 있겠죠. 내용이 끝날 때까지 기원이 나오질 않는데 밝혀지지 않는 것도 여러 상상을 해보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스케일이 크고 우주에서 벌이는 전투장면이 재밌어요. 가끔 무섭게 느껴지는 장면이 나와서 코즈믹 호러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2. 뭔가 에바같이 호러틱한 느낌도 받는군요 ㅎㄷㄷ

    • 에반게리온보다 템포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조금 덜 복잡하고요 ㅋ

  3. 그렇죠, SF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놀랬죠.

    저는 그래도 조금은 인기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sf라고 추천을 했더니 갑자기 건담? 이라더라고요.

    사람들이 편견이 있는 거 같아요.

    • SF물이 매니악한 분야일 수 있죠.
      저도 이론쪽으로는 잘 모르고 개념적으로 그런가 보다하는 정도입니다.
      시도니아의 기사는 헤비(!) 애니러라면 대체로 아는 편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