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 Comb - A. ver.

의지수
드림 인베이더(Dream invader)




 좋은 밤입니다. 긴 여정 끝에 드디어 리뷰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타이틀은 드림 인베이더라는 게임으로 전에 얘기했던 적이 있었던 비주얼 노벨류에 해당하며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작자는 국내의 티티우스라는 닉네임을 쓰는 분이죠.

 전 그동안 인터넷 활동을 하면서 때때로 리뷰를 쓰던 전적이 있었고 그를 주력으로 삼아 활동을 전개시키던 시도도 했었으나 전문적인 리뷰어는 아니었고 자주 가던 커뮤니티 사이트의 각종 리뷰들을 보고 나름 독자적인 생각과 느낌을 바탕으로 혼자서 끄적이거나 참고를 해보기도 하면서 연구 및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실상은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 어떻게 하면 더 멋지게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시간나는 대로 구상도 하고 리뷰를 쓰는데 재미를 느끼고 오래 팠어요. 상당 기간은 그것이 저의 넷 생활의 원동력이었다고 봐요.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목적보다는 자기 만족이나 성취를 위해서 포스팅을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아무래도 정규화 된 면이나 공적인 방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만큼 내실을 많이 다지는 데는 좋았던 것 같아요. 원래는 기량을 더 늘려서 다른 게임 리뷰도 많이 쓰고 뛰어난 명작 리뷰들을 능가하고픈 소망도 있었는데 진로를 리뷰어로 잡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비중을 크게 줄일 생각입니다. 어쩌면 지금 쓰는 글이 샨새교에서 작성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리뷰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제 안에서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도는 것 같군요.

 제 리뷰는 마케팅이나 상업성을 염두해 두고 쓰지 않는 경향을 띄어서 형태가 전혀 다르고 흔히 정보를 전달하는 포스팅의 동향도 따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비평에 가깝게 써서 내심 관련 대상자가 보고 달가워하지 않을까봐 뜨끔한 편인데 제가 생각해도 특별히 문장력이 출중하다가든가 제작 능력이 엄청나서 뭔가 만들 줄 아는 것도 아니면서 제작자가 열정과 성의를 가지고 만든 제작물을 마치 무슨 심사관이라도 된 것처럼 리뷰를 쓰면서 평가를 할만한 자격은 없다고 인정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의 포장은 하게 되었고 현재는 생각이 많이 바뀌어가고 있어서 메이져의 방침을 습득하기 위해 홍보를 위주로 한 성격의 리뷰를 써보고 싶긴 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드림 인베이더의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을 기동하면 간단한 로고 화면이 지나가고 취업으로 고민하고 있는 주인공 '권용재' 라는 인물에 대해 텍스트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됩니다. 소액이지만 빚까지 짊어지고 있는 암울한 상황에서 우연히 선글라스에 코트를 입은 한 중년과 마주치게 된 것이 사건의 계기인데 그는 자신에게 꿈을 팔아보지 않겠냐며 루시드 드림, 즉 꿈을 꾸는 도중에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상태를 마음대로 유도할 수 있는 연구를 도와달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설명을 들으면서 결국 조건을 승낙하고 말아요.

 진행 방식은 이렇게 텍스트를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해나가는 형식으로 배경 이미지와 음악, 스탠딩 이미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임 엔진 자체는 VNAP 제작툴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이미 몇 번 관련 타이틀을 해본 적이 있어서 인터페이스는 익숙했습니다. 스토리가 변경이 되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점이 특징이겠네요. 루시드 드림이라는 꿈을 소재로 한 아이디어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주인공은 얼떨떨해 하면서 꿈 컨트롤 머신인 헤어 밴드를 끼고 잠을 자고 뇌파를 측정한 데이터를 자신과 계약한 아저씨, 연구소장이라 밝힌 사람에게 보내게 됩니다. 며칠 간은 루시드 드림을 꾸지 않아서 실망하지만 1주일 정도가 지났을 때 성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놀라죠. 처음 경험한 자각몽은 지하철에 타고 있다가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눈앞에 서 있던 젊은 여자의 어깨를 붙잡고 강도 짓을 해보려다 뺨을 맞고 깨는 다소 황당한 것으로 끝나지만 차차 순조롭게 루시드 드림을 꾸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때서야 정말 꿈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게 되고 실험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평소와는 달리 온통 하얀색 방에 혼자있는 이상한 꿈을 꾸면서 분위기가 약간 바뀌어요. 바로 곧이어 주인공의 꿈에 타인, 연구소장이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거든요. 그는 루시드 드림 기술을 활용한 수면 학습 실험을 한다면서 꿈 속에서도 상호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갑니다. 그리고 2~3일 가량 몇 가지 테스트를 더 해보고 성공이라며 제품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합니다. 그리고 실험이 끝났다고 하죠.

 소장은 다음 날 적극적으로 도와준 감사의 표시로 현실에서 다시 한번 주인공을 만나 치킨(!)을 대접하고 기계를 회수하여 돌아갑니다. 혹시라도 시제품을 하나 답례로 주지 않을까 기대하던 주인공은 아쉬워하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렇게 루시드 드림은 잊혀져 가는 듯 싶었는데 그는 얼마후 헤어 밴드를 쓰지도 않았는데도 그 꿈을 꾸고 맙니다. 동시에 왠 낯선 사람과 조우하며 악몽을 맞이합니.....



 배경 음악들이 8비트 시절 BGM을 연상케 하는 리듬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더군요. 후기를 보니까 사운드를 맡은 분이 따로 계신 것 같은데 멋집니다. 꿈의 영역, 제가 최근 가상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터라 꿈을 마음대로 다뤄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고 그 활용도를 연구한다는 점에서 인셉션이 떠오르기도 하고 관념만으로도 실제 육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역시 흥미롭습니다. 

 악용이 되면 매우 위험하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면 시간의 활용 범위가 늘어날 수 있겠지요. 그 밖의 미지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어쩌면 삶이 더 괴로워질 수도 있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아직 너무나 생각만 앞서 나가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 내에선 유감스럽게도 나쁘게 활용되는 케이스인데 인간의 욕망과 본성으로 인한 잔혹한 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제 주된 포커스도 그런 쪽과 유사하긴 하죠. 과연 그 두 가지 요소는 제어 및 통제를 할 수 있는가 같은 거요, 덜덜;

 TT 님이 만든 다른 게임도 클리어 한 적이 있었는데 그 게임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대쪽같이 비판하면서 현실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어요. 좀 더 완곡하게 표현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저는 그래도 하는 얘기는 맞다고 봅니다. 소통이란 게 꼭 대화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도 화자와 독자가 되어 성립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게임은 주인공의 꿈에 침입한 드림 인베이더에게 대항하기 위해 잠에 빠져들 때마다 퀴즈를 풀게 되는 과정이 또 다른 특징인데 자신있는 분들은 시간 제한은 따로 없으니까 직접 풀어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상식으로는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저는 진행상 힌트 및 답안을 참고했습니다. 나중에는 연속적인 문제를 맞추는 전개로 극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게임만큼 그래픽이나 캐릭터성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원래 주로 내용이나 조작성 등을 보는 타입이라서 제겐 플레이하는데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짧은 편이라 타 유저도 접하는데 부담은 없을 것 같네요. 단, 이런 장르를 별로 해보지 않았거나 화려한 스타일의 타이틀을 선호하는 분들은 조금 집중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제 시점에서는 인물 중에 유일하게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히로인인 슬기 양이 그나마 모에했는데 처음부터 캐릭터의 상품화는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르의 특성과 제작자의 성향이 반영된 부분이라 할 수 있겠군요.



 드림 인베이더는 어렵게 만든 환경의 영향 탓인지 제작자 분이 지금까지 공개한 게임 중 완성도가 가장 높습니다. 주변 상황이 괜찮았더라면 더 많은 지지를 받았을 것 같아요. 제가 미소녀류를 좋아하다 보니 비주얼 면으로는 아쉬운 점이 있으나 표현하려는 의도는 좋았다고 봅니다. 이 게임의 진면목은 개인이 툴을 이용해서 타이틀을 낸 강단이나 추진력, 마인드를 크게 인정할만하다라고 전달하고 싶네요.

 게임의 결말이 원흉에 해당하는 존재가 아무런 제재없이 그대로 활동한다는 내용이라 그 점은 약간 받아들이기가 난감했지만 시점을 달리하면 이런 엔딩도 여운이 남는 마무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로는 관련 제작 활동이 중단되었으니 드림 인베이더는 일종의 유작인 셈인데 이대로 잊혀진다기 보다는 저처럼 기억하는 누군가는 계속 있겠죠. 이 리뷰도 유작이 될지도 모르니까 해당 게임과 서로 궁합은 맞지 않았나 연결짓게 되네요. 더 길게도 써보고 싶었고 더 뛰어난 기량으로도 써보고 싶었는데 이만 여기서 마쳐야겠군요.


 저는 항상 리뷰에 별표를 남기는 습관이 있었으니 이번에도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ㅁ')/

시스템: ★★☆☆☆ 그래픽: ★★☆☆☆ 음악: ★★★☆☆
캐릭터: ★★★☆☆ 스토리: ★★★★☆
업적성: ★★★★★

[Vision: 스킬 '리뷰어'를 개통시키셨습니다!]
[Bonus: 마스터리 수치가 +5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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