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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의지수 2014. 2. 13. 11:10

 새해가 되었네요. 올해는 갑오년이라고 합니다. 갑이 청색을 의미해서 2014년은 파란 말의 해라고 하더군요. 말에는 흥미가 없는 편이지만 이번 년도를 상징하는 동물이라니 새해는 청마처럼 힘찬 질주를 하는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정말로 이번 해에도 블로그를 하게 되었군요. 이쯤되니 제가 과연 무엇을 위해 포스팅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리고 있는지 의문에 싸이지 않을 수가 없네요. 분명 자신이 원해서 하고 있는 일이라고 해도요. 솔직히 작년 활동도 장담을 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보는데 돌이켜보면 진짜 흑뱀이 주는 재생과 영속성의 가호를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질기다 못해 강인한 생명력일려나요. 아무튼 생을 유지해서 다시 티스토리와 함께 지내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도 간략히 최근에 있었던 일을 정리를 해보고 다음 포스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막상 쓰려니 할 말이 그렇게 잘 떠오르지는 않는군요;



 먼저, 부족을 맺고 전쟁을 하는 웹게임을 간간이 하고 있었는데 결국 패퇴했습니다. 제가 플레이를 해도 다른 사람들과 별반 큰 차이는 없다니까요 ㅋㅋㅋㅋ 공격이 들어와서 막을 수가 없으면 당하는 것은 똑같은 거죠. 제법 오래 버티기는 했습니다만 끝내는 마을을 빼앗겨서 접게 되었습니다. 주로 방병을 모으고 있었는데 나중에 인구수 제한이 걸려서 한 영지에서 병력을 뽑는 것이 한계가 있더군요. 그건 생각지 못한 문제였는데 그 요소가 없었더라면 침공이 왔을 때 좀 더 막기 수월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러나 밀려오는 병력을 계속 방어하기에는 무리였겠죠. 애써 참전은 했지만 전황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해봤는데 제가 떠올렸던 작전은 다음과 같아요.


1. 자신이 랭커급 이상 혹은 그에 준하는 강자가 된다 → 2. 자신의 부족원이나 동맹원을 최소 5명에서 많게는 10명 정도 그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 버린다 → 3. 해당 패턴의 반복 및 증식을 이어가며 인재를 육성, 침공, 모든 마을을 점령한다


 역시나 저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전략이란 대부분 무지막지하고 터무니없는 발상이 많군요 ㅎㅎㅎ 
이것이 실현화되려면 제가 랭커를 뛰어넘는 유저로 성장을 해야 될 텐데 그동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테고 그때까지 주변에 있는 적들이 가만둘 리가 없죠. 그렇다면 그 시간을 단축시키거나 폭발적으로 플레이를 해서 도약할 수밖에 없겠지만 저는 막 게임을 시작하던 뉴비였기 때문에 갑자기 그런 엄청난 기량을 지니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건물을 업그레이드하고 자원을 모아서 병력을 훈련하는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어요. 저 혼자만 특별해서 이미 정해진 게임 시스템과 물리적인 요소를 넘어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부족원들을 설득해서 도움을 받거나 최대한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면 세력을 키우는데 드는 시간을 더 줄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아마 큰 차이는 없었을 것 같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말로 이기고 싶다면 프리미엄 기능을 지른 다음 (건물을 짓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음) 매일 24시간 영지를 풀회전시켜서 미친 듯이 게임에 올인해야 됩니다. 그렇게 폭풍 강자가 된 이후에도 혼자서 그 많은 적들을 다 상대할 수는 없으니 다른 부족원까지 동일한 방식을 따르게끔 해야겠죠. 전부 필사적으로 매진하면 승리는 절대로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실행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는 점인데 저도 웹게임을 재미로 하면서 그리 긴 시간을 들일 수가 없고 같은 편에게도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제안을 내세워봤자 잘 따르지도 않겠지만; 막상 억지로 실행이 되도 승산을 100% 보장할 수 없다는 것도 맹점이긴 하죠. 서버 내에 있는 각 랭커들이 워낙 막강해서 그들을 정면으로 상대하기란 매우 힘들고 고단한 전투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플레이어가 마을을 기본 100개 이상 관리한다는데 보통 전력 가지고는 택도 없다는 것임. 무슨 게임을 그렇게 죽어라하고 있는 거얔; 학생이면 공부를 하고 사회인이면 돈이나 벌 것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외에는 다른 수단을 떠올릴 수 없군요. 괴수를 이기기 위해서는 그 자신도 괴수가 될 수밖에요.


 그러므로 저는 게임을 하면서 전력을 다했다라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현실게이트를 닫고 올인을 그렇게 간단히 할 수는 없는 거고 더 획기적인 지혜를 짜낼 수 없다면 그대로 무난히 플레이를 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봅니다. 말만 많아졌지만 결국 제가 죽는 것은 사실상 확정된 거나 다름없었던 것이고 시작과 동시에 타임 리미트가 걸려있던 셈인 거죠.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 부족원들과 상의하거나 소통을 적극적으로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생존율은 더욱 낮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전 패배하는 것을 굳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죽는 것이 아니라 게임상에서 당하는 것이니까 별다른 타격을 입었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면 어차피 종국에는 질 가능성이 높은 것, 저의 실익을 챙기는 게 나은 판단이 될 수도 있겠죠.


 한 번 꺼낸 적이 있는 말이지만 저는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바라는 타입은 아닙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마을을 직접 키워서 귀족이라는 고급 유닛을 뽑아 보고 그것으로 노블링을 해서 마을을 하나 먹어보는 것이었어요. 천만다행스럽게도 사방에 둘러싸인 적들이 꽤 긴 시간 동안 저의 생존을 용인해주었고 목표를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 일부러 크게 내버려뒀다가 어느 정도 살이 오르니까 덮친 것이 아닐까 생각은 듭니다만 덕분에 부족전쟁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다른 유저들과 교류를 하고 심지어는 대치했던 적들과도 대화를 나눠 봤으니 그 정도면 충분하죠. 그 이상을 더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물러난 것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저도 무차별 침공에는 별 수 없었다니까요 ㅋㅋㅋㅋ 그렇게 게임을 접고 나오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남게 된 부족원들이 마음에 걸려서 그건 좀 괴롭더군요. 그때까지도 제가 소속된 부족이 망하지는 않았거든요. 이름이 바뀌고 형태가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계속 저항을 하고 있었는데 적들의 공격이 너무 거세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같은 편이었던 사람들의 전력이 되어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네요.


 일단 접었으니까 다시 이 게임을 플레이할 일은 아마도 없을 듯합니다만 도중에 익힌 것들이나 깨달은 점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전부터 느끼던 것인데 저는 방어와 현상유지는 그럭저럭 잘 해내지만 상황을 주도하여 이끄는 역량이나 추진력 등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전쟁을 치르면서 그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는데 성향은 호전적이면서 의외로 전 방어 위주의 얌전한(?) 운영을 하는 편에 속해요.


 관련 사항은 이제 종료가 되었으니 미련을 그만 두고 습득했던 새로운 계열의 경험이나 지식은 잘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포스팅이 좀 길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다음은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조금 다뤄보고 마쳐야겠네요.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가 원래는 타 매체로부터 전이됐으며 티스토리에 정착을 시도하려 했다는 것은 얘기한 적이 있었죠. 내색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착상이 잘 안될까봐 알게 모르게 많이 불안했는데 위험한 시기를 벗어나서 현재는 기반이 상당 부분 안정화가 된 것 같습니다. 무사히 뿌리를 내리는 데는 성공한 것 같아요. 그러나 여전히 티스토리 계열의 양식을 완전히 이었다라고는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현 단계에서 만족하기보다는 샨새교의 원류에 해당하는 마스터들이나 그들이 남겨놓은 유산에 접촉해서 미처 이어받지 못한 정보와 비전, 사고관 등을 익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그들의 조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것이 첫 번째고 티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이점인 HTML/CSS 편집기능을 기초 이상 다룰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티스쨔응 안에 잠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서 저도 진정한 뉴마스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돼요. 기반은 확고해졌으니 점차 그것을 노리고 움직이게 되겠죠.


 오프라인에서는 제가 이번에 세게 나가서 차후 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현실적인 조정을 계속하는 중이에요. 기본 일상생활을 보내긴 보내야겠지만 주로 미술 관련 스킬트리를 올려서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고 블로그와도 연동할 수 있도록 방향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모두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군요.


 그다음 일들도 어렴풋이 구상은 하고 있지만 벌써 기대감에만 부풀어 있기보다는 위에 사항들을 전부 달성하고 난 이후에 천천히 생각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나머지 방침에 대해서는 그때가 되면 또 얘기해볼게요. 그럼 브리핑을 여기에서 종료합니다.



p.s. 무게 잡느라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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