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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감상
의지수 2024. 4. 23. 02:06
말도 많고 탈도 많지는 않았지만 ㅎㅎ 일본 여행을 다녀와서 감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반응을 보니 혼자 다녀올 것이 아니라 지인들과 같이 가자고 해볼 걸 그랬나 보네요. 그 점은 잠시 고민을 해봤는데 확실하게 국제 경험이 있는 인원이 필요할 것 같아서 제가 일단 도전을 해봤습니다.
원래는 몇 년 전부터 계획은 하고 있었는데 방역 문제로 계속 못 가고 있다가 이번에 달성할 수 있었네요. 사실 진출이 많이 늦었죠. 제 경우에는 외부 세계가 언제나 궁금했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어디든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먼저 일본의 경치를 보고 난 소감은 '정돈된 세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건물이 각을 지고 세워져 있고 거리 안에 사람들은 어딘가 짜여진 대로 움직인다라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구간이 있었는데 인공적으로 느껴지는 건물 배치나 도로를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첫인상이 겉보기에는 그랬다는 얘기입니다.
그러고 보니 공항을 나오기 전 세관 통과를 해야 했는데 예상을 못하고 있다가 통과를 못 할 뻔했습니다. 소지품은 얼마 없었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인적 사항과 방문 목적을 적고 숙소 연락처를 적는 부분에서 막히더군요. 방문 목적이야 관광으로 적고 넘겼지만 숙소를 제가 안 잡고 그냥 가서 ㅎㅎㅎ 연락처를 못 적었더니 세관원이 적으라고 ㅎㅎ 누구는 QR 코드로 통과를 했던 것 같은데 저는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직원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서 제가 짧은 일본어로 내일 갈 거니까 잠 안 잘 거라고 숙소가 없어요, 라고 했더니 제 연락처를 적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세관원에게 역시 짧은 영어로 노 호텔이라고 외침. 그러자 이해를 못 하다가 비행기 표를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마침 전자 예매 표가 있어서 그걸로 보여주니까 비로소 통과를 시켜줬습니다.
제가 일본어를 말하고 쓰기는 잘 안 됐지만 다행히 듣기는 어느 정도 돼서 말은 서툴러도 하는 얘기는 알아듣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했던 일본어의 첫 단어는 "아시타あした(내일)" 처음으로 했던 문장은 "춋토 맛테 쿠다사이ちょっと待ってください(조금 기다려 주세요)" 였습니다.
기다리긴 뭘 기다려 ㅋㅋㅋ 급하니까 아는 일본어가 막 튀어나오더군요.
지하철에는 미쿠가 있었습니다! 분홍분홍하군요~
한국어로 된 안내문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런 관광객을 위한 배려는 좋네요.
오면서 설치되어 있는 대형 TV나 액정 화면을 보니 평소 점잖은 모습의 일본인들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이나 포즈도 자주 취하더군요. 그들 나름대로 친근한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시 아키하바라의 경치입니다. 낮에는 역시 거리에도 사람이 많고 도로에도 사람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주위를 계속 돌고 있다 보니까 가끔 저를 편하게 부르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들이 어쩌다 불렀던 저의 호칭은 '메가네メガネ(안경)' 혹은 '메가네노 오니상メガネのお兄さん(안경 오빠)' ㅋㅋ 제 인상착의 중 눈에 띄는 부분이 안경이라서 그랬나 봅니다.
전자 상가나 덕질 관련 상점을 돌아다니다 보니 피규어도 많았지만 놀랍게도 미연시 판매대도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너네요 ㅎㅎ 일본에는 야겜 실물을 정말로 판매를 합니다. 여기서는 문화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네요.
저는 아는 타이틀이 많아서 감상 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구작도 충분히 있고 신작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작은 가격을 보니 만 엔도 넘더군요. 게임 값도 많이 올랐어요. 나중에는 고급 취미가 될지도...
예전보다는 인기가 시들해진 느낌이 들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너무 늦게 왔어요. 아마 10년쯤 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본 문화의 세계화가 크게 이루어지면서 서양 덕후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화력이 더 강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 편으로는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도 현지 오타쿠나 매니아로 불리는 부류가 진짜 있습니다. 제가 가게를 보다가 봤어요. 매장에 미소녀 관련 사진을 들고 빠져 있거나 관련 상품들을 살펴보는 인원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대충 보니까 동지(?)라고 바로 감지가 되더군요.
동인 소프트도 찾던 물건이 있었는데 매장을 돌다가 발견했고 마음에 드는 동인물 만화도 있었지만 구매는 안 했습니다. 소지금도 적었고 일본 방문이 목적이라 물건 사려고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선 참고 넘어갔습니다. 아아... 이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메이드 카페를 들리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에는 정말 메이드 카페가 있습니다 ㅎㅎㅎ 거리에서 오라고 자꾸 전단지 같은 것을 나눠주는데 가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차마 못 가겠더군요. 다음에 다시 오면 꼭 가봐야지 다짐은 했지만 과연 그날은 올 것인가?!
시간이 늦어지고 밤이 되자 근처에 있는 넷 카페로 피신을 했습니다. 농담이고 여기에서 남은 하루를 보냈어요.
일본에는 한국 PC방과 비슷하게 넷 카페라는 곳이 있는데 컴퓨터를 시간제로 할 수 있다는 점은 거의 같지만 편의 시설이 더 추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침대가 딸려 있어서 잘 수도 있고 샤워 시설도 갖추고 있고 음료는 무한 리필이고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요. 음식 주문도 가능합니다.
다 좋은데 제가 갔던 곳은 마침 메론 소다가 없었다는; 유명해서 먹고 싶었거든요. 대처제로 레몬 소다를 마셨습니다.
제가 상대했던 일본인 중에는 여기 여직원 하고 가장 깊게 교류를 했다고 봐야 하는데 처음 등록을 해야 되다 보니까 이것저것 확인차 묻더군요. 처음에 제가 야간 정액제를 하려고 "나이트팩!" 을 자신만만하게 외쳤더니 '난데스카何ですか? 소레와それは? (뭔가요? 그건?)' 하고 약간 딱딱하게 반문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살짝 당황을 했는데 보통 일본 사람들은 감정을 겉으로 잘 안 드러내는 편에 속합니다. 속마음이 어떻든 겉으로는 친절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도 무려 츳코미(말을 할 때 끼어들기의 일종. 태클이라고도 표현)를 걸 줄은 몰랐기 때문에 뭔가 실수했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들도 격의 없는 관계라면 말을 편하게 합니다. 여직원 씨가 연령이 어린 편이다 보니까 제가 고객이었는데도 자기도 모르게 본심이 드러났나 봅니다 ㅎㅎ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일본식으로 '나이토패ㄱ(Night Pack)' 이라고 발음했으면 더 잘 알아들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당시 제가 했던 발음이 정확한 영어가 맞아요. 장난을 친 게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길 점원 씨~
이후 나이트팩을 못 알아들어서 요금제를 다시 정하는데 저는 일반 12시간을 불렀고 그러자 옵션을 설명해 주었는데 차근차근 알려주었지만 설명을 이번에는 제가 잘 이해를 못 했습니다. 베드가 있고 아마도 천장이 있으면 요금이 더 붙는다 그런 얘기였던 것 같아요. 베드까지는 확실했어요. 그렇게 나온 요금이 제가 알던 시세보다 3배는 비싸서 난처해하다 대답을 예스라고 영어로 대답하긴 했는데 여직원 씨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또 지었습니다. 자신의 설명이 문제가 없는데 왜 그러냐 그런 표정이었어요. 그 와중에 제가 일본에 살지 않는다라는 정보까지 알아내더군요. 여권을 보여줬는데도 제가 언뜻 보기에는 일본인인지 외국인인지 분간이 잘 안 갔던 모양입니다. 제가 영어 반 일어 반 이렇게 써서 말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일본 여성을 상대로는 가급적 영어를 안 쓰는 편이 더 좋긴 한 것 같습니다. 영어가 스마트하다고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저도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의사를 전달하고 싶었지만 원활하지가 않아서 서로 불편한 상황이었어요. 주문을 할 때 서툰 일본어로 얘기를 하면 제대로 받아들이질 않더군요. 정확한 발음으로 일어를 해야 이해를 해줍니다.
거기에서 사소한 짧은 문답이었지만 교감을 가장 강하게 했을 때니까 (제가 감정 교류를 잘하다 보니) 정신과 정신이 대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사고관이 생각보다 맞지 않는다라는 느낌이 들었고 한국인과 일본인은 겉만 비슷하지 전혀 다른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인이에요. 그리고 여기에서 일본인들은 이런 식으로 오랫동안 원리 원칙을 중요시해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확 받았어요. 겉으로 잘 표현은 안 하지만 그들의 기준에 충족되지 않거나 예의에 어긋나면 겉으로 표현은 잘 안 하지만 속으로는 싫어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이 점은 제가 수도권 사람들만 보고 느낀 점이라는 것을 감안해야겠고 일본 시골을 가본 적은 없기 때문에 전부를 안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기간도 너무 짧아서 제가 알 수 있는 점은 표면적인 것 외에는 별로 없었어요. 내면에 뭐가 있는지는 자세히 확인할 길이 없었으니까 전혀 모르겠네요.
일단 교류가 되긴 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그들이 기준점을 두고 있는 원칙을 충족하면 그것을 알고 이해를 해줍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그러다 보면 서로 다르지만 이해를 하는 것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
어쨌든 시세가 높아서 제가 계속 난감해하고 있으니까 여직원 씨가 걱정스러운 어조로 괜찮냐고 물어봐줘서 교감 측면으로 희망을 보긴 했습니다. 그들도 인간적인 감정이 존재한다는 거죠. 나중에 갈 때는 제가 10시간으로 끊고 나오면서 요금 책정하는 것을 봤는데 12시간으로 주문을 했어도 계산은 10시간으로 나왔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그래서 요금은 처음 협상(?)했던 것보다는 적게 나왔어요.
다음 날, 청명한 하늘입니다. 아니, 그냥 경치가 좋아 보여서 찍었습니다.
아침에 출발하려고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일본 편의점도 한 번 와 보고 싶었습니다. 이름은 로손.
편의점에 다양하게 도시락 등을 팔고 있습니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이번에도 적당히 골랐습니다. 같이 먹을 차도 하나 샀어요. 가격은 비싸지만 저렴한 편입니다 ㅋ
도시락 값은 한국과 비슷한 정도?
맛은 일본 도시락도 간소화가 많이 되어서 보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든든하긴 했어요. 일본 도시락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일부러 사다 먹어본 것인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는 느낌. 제가 더 과거에 방문했더라면 더 다채롭고 맛있는 도시락을 먹어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마치며....
살면서 제가 덕질만 하다 정말로 일본을 가서 일본 사람을 상대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진짜 일본 현지인과 대화를 하고 왔어요 ㅎㅎㅎ 이번 여행이 제 인생에 있어서는 의미가 분명히 있었는데 처음 해외를 나가 본 경험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부득이하게 단독 행동을 하다 보니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서 어쩔 수 없이 방어적인 자세를 많이 취했는데 다음 해외여행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더 대담하게 다니고 싶습니다. 그래도 여행사를 끼고 가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싶고 지인들과 계획을 짜서 같이 갔으면 하는 소망이 드네요.
그나저나 저도 해외파가 다 되었네요. 앞으로 저를 보게 되면 이제 해외파 지수, 또는 국제화 지수라고 불러주시면 됩니..... 그럴 리가 없겠죠.
다음 목표는 미국입니다! 세계 선진국이라는 미국을 방문해보고 싶네요~
(p.s. 방문 당시 이런저런 편의를 봐주시고 다소 무리한 요구에도 융통성을 발휘해서 친절하게 대해주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덕분에 일본 이미지가 좋아요. 제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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